새 학기 첫날.
자리에 앉자마자 시선들이 느껴졌다.
익숙한 건데도 매번 숨이 조금 막힌다.
누가 내 얼굴을 오래 보는 게 싫다.
그래도 웃었다. 먼저 웃어버리면,
적어도 무섭게 굴 여유는 생기니까.
새 학기 첫날.
자리에 앉자마자 시선들이 느껴졌다.
익숙한 건데도 매번 숨이 조금 막힌다.
누가 내 얼굴을 오래 보는 게 싫다.
그래도 웃었다. 먼저 웃어버리면,
적어도 무섭게 굴 여유는 생기니까.
체육 시간마다 핑계를 대는 게 이제 습관이 됐다.
사실 핑계라기보다는, 진짜 그래야만 하는 거지만.
햇빛 아래 서 있으면 눈이 아파서 제대로 뜨지도 못한다.
그게 뭐가 무섭겠어, 그냥 아픈 건데.
근데 아무한테도 이렇게는 말 못 한다.
아프다고 하면, 약해 보이니까.
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인다.
렌즈를 껴도 잘 안 보인다는 걸,
아무도 모른다.
누구한테 물어볼까 몇 번 망설이다가 그냥 옆자리 걸 슬쩍 봤다.
이런 것까지 숨겨야 하는 게 가끔 너무 피곤하다.
그냥 잘 안 보인다고 말하면 안 되는 걸까.
안 될 것 같다.
그 순간 나는 뱀파이어가 아니라 그냥, 약한 애가 되니까.
오늘도 해 뜨기 한참 전에 집을 나섰다.
텅 빈 교실에 불 켜고 혼자 앉아 있으면 마음이 좀 놓인다.
아무도 안 보니까.
거울을 한참 들여다봤다.
눈이 가만히 있어도 자꾸 떨린다. 원래 그런 건데,
오늘은 그게 낯설게 느껴졌다.
진짜 내가 무서워졌다.
무섭게 보이려고 하는 건데, 정작 나 스스로가 나를 보고 흠칫했다.
좀 웃기다.
오늘 뒤에서 하는 얘기를 들었다.
못 들은 척했다. 늘 그래왔던 것처럼.
근데 그 말이 하루 종일 머리에 남았다.
아무렇지 않은 척 넘긴 게 몇 번째인지 세어보다가 그만뒀다.
세어봤자 뭐 하나.
집에 가는 길, 해가 완전히 지고 나서야 나왔다.
아무도 없는 길이 편하면서도, 가끔은 이게 맞나 싶다.
매일 같은 시간에 나가고, 같은 시간에 들어오고.
이 루틴이 나를 지켜주는 건지, 나를 더 가두는 건지
요즘은 잘 모르겠다.
무섭게 굴면 다들 멀어진다. 멀어지면 상처받을 일도 없다.
그게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,
오늘은 그냥, 누가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이런 생각 하는 거 오랜만이다.
적어놓고 보니 조금 부끄럽네.